2008. 7. 2. 04:27

사건사고

1. 자전거를 타다가 도로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아이를 반사적으로 피하면서 오른쪽 손목이 돌아갔다. 인대가 늘어났단다.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는데, 손목뼈라는 것이 꽤 섹시하게 생겼다는 생각을 했다. 하하하;; 당분간 자전거 금지. 똥 닦기도 왼손으로.

2. "우리를 지도하지 말라"며 쌩난리를 치던 사람들이 종교인에게'지도받는 것'을 기꺼이 허용하는 걸 보니 재미있다. 이를 통해 하나의 사실이 다시 확인되었다. 사람들은 주체적이거나 창발적이어서 지도받길 싫어하는 게 아니라, 그냥 잘난 척 나서는 놈들이 싫은 거다. 종교는, 그런 뒤틀린 심성에 훌륭한 면죄부와 마음의 안식을 제공한다. 확실히 중간계급은, 예전에 내가 언급한 대로, 이 대결구도를 "선악의 아마겟돈"으로 바라보고 있다. 다시 싸움은 지구전 양상이 됐고, 시간은 무조건 MB편이다. 종교가 나서는 것은 물론 국면전환에 도움은 됐지만, 별로 좋지 못한 징조다. 우리가 만들어내야 할 '정치'의 진짜 위기가 시작되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국민투표 말고는 답이 없다. 명백한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쇠고기 문제에 한정한 국민투표로 일점돌파하는 것이다. 그러지 못하고 이대로 전투력을 서서히 상실하면 이 싸움은 필패다.

3. 이 와중에 진보신당 사무실은 테러를 당했다고 한다. 이상한 모자님은 하루빨리 종합격투기를 배워야 한다.
2008. 6. 30. 14:42

살다보니 이런 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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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사이즈가 많이 줄어든 것 같다. 바지가 자꾸 흘러내린다. 흐벅진 뱃살이 허리띠를 꿀꺽 삼켰던 게 불과 한달 전인데, 이제 허리띠에 구멍을 하나 더 뚫어야 쓰겠다. 10일만에 6kg이나 빠져서 요요현상이 있을 줄 알았는데, 다시 급격히 찌거나 하진 않았다. 술을 조금 줄이긴 했지만 고기를 줄이진 않았다. 이를테면 선배들이랑 배터지게 먹었던 고깃집에 바로 다음날 또가서 죽어라 먹는 짓을 저지르는 등 식습관 자체는 평소 그대로다. (여친에게 "특별히 땡기는 것도 없는데 고기나 먹지 뭐"라는 말을 태연히 지껄이며 고깃집에 들어가던 기억이 난다.)

몸은 정직하다. 지방이 많았던 부위는 흐물흐물하게 변하고, 그 밖의 부위는 단단해졌다. 아마 이정도가 나의 적정 체중인 듯 하다. 살다보니 이런 날도 있네 정말. 다 좋은데 단점이 있다. 몸의 부피가 작아지니 머리가 더 커보인다(눈물). 며칠 전에 '쿵푸팬더'라는 영화를 봤는데 느낀 바가 컸다. 팬더가 쿵푸 하면 용이 되고, 곰이 자전거 타면 인간이 될 수 있다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