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8. 8. 02:21

다크 나이트

난 극장의 번잡함을 싫어해서 개봉영화를 잘 보지 않는다. 근데 오늘 개봉 첫주에 영화를 봤다. 3년에 한번 있을까말까한 일이 벌어진거다.  소문이 짜한 그 영화, <배트맨: 다크 나이트>. "걸작"이라며 다들 난리들이라서, 대체 얼마나 대단한 물건이 나왔길래 저럴까 너무나 궁금했다. 워낙에 내가 '신기한 탈 것'들을 좋아하기도 하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에 비해선 좀 실망스러웠다. 물론 그간 배트맨 시리즈가 보여준 허접함(팀 버튼조차도!)에 비한다면 군계일학이다. 잘 만들었다. 하지만 그건 배트맨 시리즈가 워낙 구리고 재미없어서 상대적으로 나아보이는 거지, 이 영화가 다른 블록버스터들보다 월등히 뛰어나서가 아니다. 히스 레저의 연기는 빼어났지만, 조커의 '도덕감성론' 강의는 지루했다. 특히 '궁지에 몰리면 모든 인간은 악에 물든다'는 걸 증명하기 위한 조커의 사회 실험 대목에선 폭소를 참을 수 없었다. 요새 미국 애들은 어렸을 때 <파리대왕>이나 <암흑의 핵심> 같은 소설도 안 읽나? 투페이스의 영락은 이야기의 가장 중요한 급소였는데 복선을 너무 남용하는 바람에 김이 다 빠져버렸고 개연성과 극적 효과도 부족했다.

그나저나 한국 영화평론가들과 블로거들은 원시유교 시대의 선악론만도 못한 걸 가지고, 왜 그리 심오한 철학인 양 포장했던 걸까. 아무리 잘봐줘도 이 영화는 포스트 9.11 시대 미국사회의 회의주의에 대한 우화일 뿐인데 말이다. 즉, 이건 오히려 철학적 텍스트가 아니라 정치적 텍스트에 가깝다. 그게 아니라면 그냥 "최고의 배트맨 무비",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찬사가 된다. 그러니 님들아, 오바자제효.

2008. 8. 7. 00:46

일본어 공부

일본어 공부 시작했다. 일단은 오덕킹을 목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