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8. 20. 10:54

[펌] 가디언의 지젝 인터뷰

로쟈님의 블로그(http://blog.aladdin.co.kr/mramor)에서 긁어왔다. 실은 어제 이택광 선생님이 맥주를 마시는 자리에서 지젝의 가디언 인터뷰 얘기를 했었더랬다. 좌중은 그야말로 폭소의 도가니.^^  다시 글로 읽어도 미치도록 웃기다. 특히 마지막은 압권.
"비밀 하나만 말해달라"
"공산주의는 승리한다"!  ㅋㅋㅋㅋ

슬라보예 지젝, 모든 결점을 압도하는 수퍼 러블리 섹시 가이.

-------------------------------------

지난 8월 9일자 가디언지에 소개된 지젝의 인터뷰(Q&A)를 옮겨놓는다(http://www.guardian.co.uk/lifeandstyle/2008/aug/09/slavoj.zizek). 인터뷰어는 로잔나 그린스트리트(Rosanna Greenstreet)이며, 우리말 번역은 다음카페 비평고원(http://cafe.daum.net/9876/39Cq/879)에서 가져왔다.  

Slavoj Žižek 

Slavoj Zizek, 59, was born in Ljubljana, Slovenia.

He is a professor at the European Graduate School, international director of the  Birkbeck Institute for Humanities in London and a senior researcher at the University of Ljubljana's institute of sociology. He has written more than 30 books on subjects as diverse as Hitchcock, Lenin and 9/11, and also presented the TV series The Pervert's Guide To Cinema.  

가장 했복했던 때는?
어떤 행복한 순간을 기대했던 혹은 기억했던 몇 번 - 그것이 발생하고 있었던 때는 결코 아니다.

가장 두려운 것은?
죽음 이후에 깨어나는 것 - 그래서 나는 곧바로 화장되기를 원한다.

가장 어릴 적의 기억은?
어머니가 벌거벗고 있던 기억. 역겨웠다.



가장 존경하는 생존 인물은, 그리고 이유는?
장-베르트랑 아리스티드, 아이티의 두 번 파직된 대통령. 그는 절망적인 상황에서조차 인민을 위해 무엇이 행해질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모델이다.

당신 자신에게서 당신이 가장 개탄하는 특성은?
타인들의 곤경에 대한 무관심.

타인들에게서 당신이 가장 개탄하는 특성은?
내가 필요로 하거나 원하지 않을 때 나에게 기꺼이 도움을 주겠다고 하는 그들의 얄팍한 심성.

가장 당혹스러웠던 순간은?
사랑을 나누기 전에 한 여자 앞에 벌거벗은 채 서 있었을 때.

자산을 별도로 하고, 당신이 구입했던 가장 값비싼 것은?
새로운 헤겔 선집 독일어판.

가장 소중한 소유물은?
앞의 답을 볼 것.

당신을 침울하게 만드는 것은?
우둔한 사람들이 행복해 하는 것을 보는 일.

당신의 외모에서 가장 싫은 것은?
나를 나의 실제 모습으로 보이게 한다는 점.

가장 매력 없는 습관은?
말하는 동안 내 손의 우스꽝스럽게 과도한 틱.

가장무도회의 의상을 고른다면?
내 얼굴에 나 자신의 마스크를 써서, 사람들이 나를 나 자신이 아니라 나인 척하려는 누군가로 생각하게 하고 싶다.



가장 죄책감이 드는 쾌락은?
<사운드 오브 뮤직> 같은 당혹스럽도록 애처로운 영화를 보는 것.

부모에게 빚진 것은?
아무것도 없기를. 나는 그들의 죽음을 슬퍼하는 데 일 분도 소비하지 않았다.

미안하다고 가장 말하고 싶은 사람은, 그리고 이유는?
나의 아들들. 충분히 좋은 아버지가 되지 못해서.

사랑의 느낌은?
거대한 불운, 기괴한 기생물, 일체의 소소한 쾌락들을 망쳐놓는 항구적인 비상상태.

일생의 사랑은 무엇 혹은 누구인가?
철학. 비밀이지만, 나는 현실이 존재하는 것은 우리가 그것에 대해 사색할 수 있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냄새는?
썩은 나무 같이, 부패된 자연.

그런 뜻이 아니면서 "널 사랑해"라고 말해본 적이 있는가?
언제나. 정말로 내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나는 단지 공격적이고도 고약한 언급들을 함으로써 그 사랑을 보여줄 수 있을 뿐이다.

가장 경멸하는 생존 인물은, 그리고 이유는?
고문을 돕는 의사들.

당신의 최악의 직업은?
가르치기. 나는 학생들을 증오한다. 그들은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 대개 우둔하고 따분하다.

가장 큰 실망은?
알랭 바디우가 20세기의 "모호한 재앙"이라고 부르는 것. 즉 공산주의의 파국적 실패.

당신의 과거를 편집할 수 있다면 무엇을 바꾸겠는가?
나의 탄생. 나는 소포클레스에게 동의한다. 즉 가장 큰 행운은 태어나지 않는 것이다. 농담에도 있듯이, 이에 성공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면, 어디로 가겠는가?
19세기 초 독일로, 헤겔의 대학 강의를 들으러.

어떻게 쉬는가?
바그너를 반복해서 들으면서.

얼마나 자주 섹스를 하는가?
섹스의 의미에 달려있다. 살아 있는 파트너와의 통상적 자위라면, 나는 전혀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죽음에 가장 가까이 갔던 때는?
가벼운 심장 발작이 있었던 때. 나는 나의 신체를 증오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나에게 맹목적으로 봉사할 자신의 의무를 다하기를 거부했다.

당신의 삶의 질을 향상해줄 단 하나가 있다면?
노인성 치매를 피하는 것.

당신의 최대 업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내가 헤겔에 대한 좋은 해석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전개하는 챕터들.

삶이 당신에게 가르쳐준 가장 중요한 교훈은?
삶은 당신에게 가르쳐줄 것이 아무것도 없는 어리석고 무의미한 것이라는 것.

우리에게 비밀을 하나 말해달라.
공산주의는 승리할 것이다.

아래는 인터뷰 원문이다.

When were you happiest?
A few times when I looked forward to a happy moment or remembered it - never when it was happening.

What is your greatest fear?
To awaken after death - that's why I want to be burned immediately.

What is your earliest memory?
My mother naked. Disgusting.

Which living person do you most admire, and why?
Jean-Bertrand Aristide, the twice-deposed president of Haiti. He is a model of what can be done for the people even in a desperate situation.

What is the trait you most deplore in yourself?
Indifference to the plights of others.

What is the trait you most deplore in others?
Their sleazy readiness to offer me help when I don't need or want it.

What was your most embarrassing moment?
Standing naked in front of a woman before making love.

Aside from a property, what's the most expensive thing you've bought?
The new German edition of the collected works of Hegel.

What is your most treasured possession?
See the previous answer.

What makes you depressed?
Seeing stupid people happy.

What do you most dislike about your appearance?
That it makes me appear the way I really am.

What is your most unappealing habit?
The ridiculously excessive tics of my hands while I talk.

What would be your fancy dress costume of choice?
A mask of myself on my face, so people would think I am not myself but someone pretending to be me.

What is your guiltiest pleasure?
Watching embarrassingly pathetic movies such as The Sound Of Music.

What do you owe your parents?
Nothing, I hope. I didn't spend a minute bemoaning their death.

To whom would you most like to say sorry, and why?
To my sons, for not being a good enough father.

What does love feel like?
Like a great misfortune, a monstrous parasite, a permanent state of emergency that ruins all small pleasures.

What or who is the love of your life?
Philosophy. I secretly think reality exists so we can speculate about it.

What is your favourite smell?
Nature in decay, like rotten trees.

Have you ever said 'I love you' and not meant it?
All the time. When I really love someone, I can only show it by making aggressive and bad-taste remarks.

Which living person do you most despise, and why?
Medical doctors who assist torturers.

What is the worst job you've done?
Teaching. I hate students, they are (as all people) mostly stupid and boring.

What has been your biggest disappointment?
What Alain Badiou calls the 'obscure disaster' of the 20th century: the catastrophic failure of communism.

If you could edit your past, what would you change?
My birth. I agree with Sophocles: the greatest luck is not to have been born - but, as the joke goes on, very few people succeed in it.

If you could go back in time, where would you go?
To Germany in the early 19th century, to follow a university course by Hegel.

How do you relax?
Listening again and again to Wagner.

How often do you have sex?
It depends what one means by sex. If it's the usual masturbation with a living partner, I try not to have it at all.

What is the closest you've come to death?
When I had a mild heart attack. I started to hate my body: it refused to do its duty to serve me blindly.

What single thing would improve the quality of your life?
To avoid senility.

What do you consider your greatest achievement?
The chapters where I develop what I think is a good interpretation of Hegel.

What is the most important lesson life has taught you?
That life is a stupid, meaningless thing that has nothing to teach you.

Tell us a secret.
Communism will win.

08. 08. 19.

2008. 8. 17. 23:38

요즘 듣고 싶은 노래

얼마 전 술자리에서 가슴아픈 사연 하나를 들었다. 이상한 모자님이 참여하는 밴드가 공연을 했는데, 막상 노래할 때 가사 적은 종이를 잃어버려서 파토가 났단다. 한아무군에게 노래 제목을 들었는데 이게 걸작이다. '나는 개량주의자일까'. 아아, 제목만으로도 똥꼬가 쫄깃해진다. 전설의 명곡일 것이 분명한 이상한 모자의 '나는 개량주의자일까', 꼭 직접 듣고 싶다...참고로 이상한모자님은 현재 진보신당에 근무하고 있다.

아래는 제목을 듣는 순간 떠올라버린 가사.(이상한 모자님의 위대한 노래와는 무관하니 곡해금지)



(이펙트, 페이드아웃 처리) "껄껄껄~"

너는 용감한 사자
너는 냉정한 독수리
이런 젠장 너무 멋져 미칠듯한 그대포쓰
북극의 사자  잠수하는 독수리
난 개량주의자일까

나는 개량주의자일까
나는 개량주의자일까

너는 나의 로두스
너는 나의 장미
내 심장은 오소독스  머릿속은 스트레스
널 위해 뛰진 않아 널 위한 춤은 싫어
난 개량주의자일까

나는 개량주의자일까
나는 개량주의자일까(반복)

(클로징) "이 존만 색히들 전부 일렬로 서서 대가리 박아~"  
 *진교수 성대모사여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