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312909.html
http://www.hani.co.kr/arti/culture/religion/312071.html
소위 '개혁세력'의 레퍼토리인 '민주적 시장경제론'이 슬금슬금 다시 고개를 쳐들고 있다. "개혁진보세력"이라 뭉뚱그린 <한겨레>의 제목 붙이기도 다분히 의도성이 느껴진다. 어쩌라고? 다시 반한나라당으로 대동단결?
민주적 시장경제론을 한 마디로 요약하기 쉽지 않다. 논자에 따라 결이 달라져서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되기 때문이다. 한국의 상황을 치열하게 관찰하고 정교하게 주조한 이념이 아니라는 점은 확실하다. 사실 이건 블레어와 클린턴의 이데올로그들이 만들어낸 명제들 중에서 듣기 좋은 것만 골라서 짜깁기한 것이다. 영미식 신자유주의가 한계를 노출했다면서 들이미는 이념이 고작 국민의정부, 참여정부 시절의 '관제이념'이라니, 화가 난다기보다 서글프다. 우리 사회의 이념적 빈곤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무엇보다 좌파의 무능이 가져온 참상이라는 점에서.
http://www.hani.co.kr/arti/culture/religion/312071.html
소위 '개혁세력'의 레퍼토리인 '민주적 시장경제론'이 슬금슬금 다시 고개를 쳐들고 있다. "개혁진보세력"이라 뭉뚱그린 <한겨레>의 제목 붙이기도 다분히 의도성이 느껴진다. 어쩌라고? 다시 반한나라당으로 대동단결?
민주적 시장경제론을 한 마디로 요약하기 쉽지 않다. 논자에 따라 결이 달라져서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되기 때문이다. 한국의 상황을 치열하게 관찰하고 정교하게 주조한 이념이 아니라는 점은 확실하다. 사실 이건 블레어와 클린턴의 이데올로그들이 만들어낸 명제들 중에서 듣기 좋은 것만 골라서 짜깁기한 것이다. 영미식 신자유주의가 한계를 노출했다면서 들이미는 이념이 고작 국민의정부, 참여정부 시절의 '관제이념'이라니, 화가 난다기보다 서글프다. 우리 사회의 이념적 빈곤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무엇보다 좌파의 무능이 가져온 참상이라는 점에서.
‘일산 노옹’ 김훈 국장(김국)을 찾았습니다. 소주잔을 기울이며 종횡무진 얘기를 나누던 차에, 슬슬 그의 선기(禪氣)가 끓어오르기 시작합니다. 주된 레퍼토리 중 하나라 예전 같으면 실실 웃으며 넘겼을 터이나, 이날만은 달랐습니다. 벼락 치는 소리처럼 귀를 때리더군요. “사실에 바탕해서 의견을 만들고, 의견에 바탕해서 신념을 만들고, 신념에 바탕해서 정의를 만들고, 정의에 바탕해서 지향점을 만들자. 이게 갈 길이다. 저널리스트로서 평생의 고민이 이것이다.”
-<시사IN> 54호, '편집국장의 편지' 중
<시사IN> 신임 편집국장의 첫 일성이다. "신념에 바탕해서 정의를 만들고" 대목까지 읽다가 끝내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한국일보> 시절 군사정권을 찬양한 김훈, 그 전력을 "사과하는 대신 끌어안고 살겠다"던 김훈, '밥벌이의 지겨움'을 마른 한숨처럼 토해내던 김훈이 저런 얘길 했다는 게 웃겨서 견딜 수가 없다. 선기(禪氣) 좋아하시네, 취기(醉氣)겠지. 인용한 부분 외에도 저 글 전체가 여러가지 '의미심장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앞으로 이 매체의 행보가 정말이지,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러고보니 내가 <시사IN>에 기고를 해온지도 벌써 반년이다. 그만둘 때가 된 것 같다. 화가 나서 그만두는 것보다 이렇게 웃으며 그만두는 것도 어찌보면 축복이겠다. 시점을 정확히 알려준 신임국장에게 심심한 감사를 전한다. 당분간 공부에 집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