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3. 12. 21:14

자퇴선언? 인간선언!



어떤 대학생이 붙인 대자보 하나에 파문이 일었다. "기업의 하청업체"가 된 대학교육을 거부한다는 자퇴선언이었다. 고려대 경영학과에 다녔던 이 학생이 자퇴를 하고 어떤 일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다. 사회운동에 뛰어들지, 과거 견결했던 선배들처럼 공장에 취업할지, 아니면 자신이 정말 하고 싶었던 다른 일을 찾게 될지, 그도 아니면 방황하다 지쳐 몇년 후 다시 복학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그런 건 별로 중요한 게 아니다. 중요한 건 이 선언이 88만원 세대를 질식시키고 있는 어떤 질긴 피막을 날카롭게 찢고 올라온 실존적 외침이라는 사실이다. 현란한 논리보다 훨씬 소중하며 희귀한 재능은 부끄러움을 직시하는 감수성이다. 김예슬의 '인간선언'을 온 마음으로 지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