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2. 27. 22:50

김용철

한윤형님의 블로그에서 인용한 구절. 김용철 강연회에서 그가 한 얘기란다.

"저더러 정치를 하라구요? 몸 버린 김에 죽으라는 얘기로밖에 안 들립니다. 국회의사당이요? 거기 담벼락 하나 돌리고 몇 명 꺼내면 교도솝니다. (심상정을 쳐다보면서) 노회찬 의원과 심상정 의원만 꺼내면..." (청중박수) 

그의 이런 발언은 상당히 재미있다. 대한민국의 최상층부를 경험한 '자타공인 엘리트'와 시장바닥에서 굴러먹는 장삼이사 모두가 실은 완벽히 똑같은 인식을 공유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건 대부분의 한국인이 중3 정도 되면 체득하게 되는 정치혐오증의 아주 전형적인 표현형태다. 삼성을 뒤흔들면 나라가 망할지도 모른다는 공포는 단순한 관념이 아니다. 정치혐오 위로 켜켜이 쌓아올린 경제지상주의의 성채이며 언론의 기사로, 법원의 판결로 우리 앞에 드러나는 실체다. 제도정치를 바라보는 저 나이브한 냉소주의, 딱 그 수준의 사회의식이야말로 삼성이, 이건희가 아직도 위세를 자랑하는 이유인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