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1. 22. 05:11

추천사



텍스트에서 나오는 '우리 시대 젊은 만인보' 시리즈에 어쩌다보니 지인들이 계속 연루(?)되는 것 같다. 11월 20일이 공식출간일인데 책이 깔렸는지는 잘 모르겠다. 안타깝게도 이 책 <레닌을 사랑한 오타쿠>의 저자는 훈련소에 입소했다. 책도 나왔는데, 낼모레면 서른살인데, 게다가 어여쁜 딸도 있는데, 훈련병이라니...(눈물).

어쨌든 나는 (그럴 깜냥이 못됨에도) 추천사를 단숨에 써서 보내주었다. 저자가 직접 전화를 해 부탁했고 나는 "영광스럽"다며 수락했더랬다. 요전에 책을 낸 한윤형과 이번에 책을 낸 김민하는, 내가 만난 20대 중 가장 명석한 이들은 아니다. 그러나 가장 흥미진진한 20대들인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특히 김민하의 경우 글쟁이로서 뿐 아니라 '진보정치의 새로운 세대'로 기대하고 있다. 첫번째 책을 출간한 김민하에게 뜨거운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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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조선 좌파의 누벨바그

김민하는 내가 만났던 20대 중에서 가장 빛나는 센스를 지닌 인간이다. 그야말로 독보적인 유희감각을 타고났다. 나는 그래서 늘, 그가 어째서 혼자 잘 먹고 잘살 궁리를 하지 않고 무시무시한 운동권 틈에서 월급쟁이 노릇을 하고 있는지 의아했다. 김민하의 인생은 어디서부터 꼬였던 걸까? 책을 읽어 보니 알겠다. 재미난 것을 보면 하고 싶어 참질 못하고, 부조리한 것을 보면 배알이 뒤틀려 참질 못한다. 한번 몰두하면 엔딩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오타쿠’ 근성도 다분하다. 김민하는, 그 존재 자체로 ‘조선 좌파의 누벨바그(Nouvelle Vague)’다. 조심하라. 이 책에 담긴 어느 청년의 기구한 인생역정이 스펙 쌓기에 찌든 당신의 딱딱한 뇌를 새하얗게 녹여 버릴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