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0. 10. 00:15

<유럽적 보편주의> 중 발췌

"나는 분명히 해두고싶다. 가치중립성이 신기루이자 기만이라고 말하면서 나는 분석적, 윤리적, 그리고 정치적 과제들 사이에 차이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차이가 있고 그 차이는 근본적이다. 이 세 가지는 간단히 통합될 수는 없다. 그러나 이것들은 또한 분리될 수도 없다. 우리의 문제는 통합될 수도 분리될 수도 없는 세 가지 과제들에 관한 이런 표면상의 역설을 어떻게 뚫고 나가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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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지식인들은 전문분야의 범위가 방대한 제반 지식세계의 특정분야에 사실상 국한된다고 하더라도 '다방면의 지식을 갖춘 사람들(generalist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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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사회과학자들은 그것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이것이 사회과학자들의 생산물에서 어떤 윤리적 혹은 정치적 활용법도 배우지 못했다고 느끼는 수많은 노동계급 뿐 아니라 힘있는 사람들과 그들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사회과학자들을 그렇게 낮게 평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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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우리의 학문적인 분석을 역사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그것이) 아무리 유용할지라도 연대기적 세부사항의 축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는) 모든 특정한 상황이 다른 모든 특정한 상황들과 다르고, 모든 구조는 날마다, 10억분의 1초마다 끊임없이 진화한다는 뻔한 사실을 역설하는 식의 설익은 상대화를 의미하지도 않는다. 역사화한다는 것은 정반대다. 그것은 우리가 바로 가까이에서 연구하는 현실을 더 큰 맥락, 즉 그 현실이 자리잡아 작동하는 역사적 구조 속에 위치시키는 것이다. 관련된 전체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세부항목을 결코 이해할 수 없다. 역사화는 체계화의 반대가 아니다. 전체의, 즉 분석단위의 역사적 매개변수를 파악하지 않고서는 체계화가 불가능하다."

-<유럽적 보편주의>, 이매뉴얼 월러스틴, 김재오 옮김,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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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한 내용들을 나열하는 책들을 몰아서 읽어야할 때는 중간중간, 이렇게 거대한 스케일의 에세이를 좀 읽어줘야 사람이 쫀쫀해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