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0. 2. 06:15

다시, 강의석

블로그 유입경로를 살펴보니, 7개가 '강의석' 관련단어였다. 아마 강의석 씨가 알몸시위 등으로 기사화되자 예전에 내가 썼던 '영악한 처세가 혹은 포스트모던한 주체'라는 글이 다시 화제가 된 것 같다. 검색해보니 장난이 아니다. 사방팔방 글이 돌아다니고 있다. 어느 기자 녀석은 다른 말 다 빼버리고 '영악한 처세가'라는 단어만 똑 떼어내 강의석 씨 인터뷰 자리에서 그를 자극하는 용도로 이용하기도 했다. 하여간 인용도 제대로 못하는 인간을 기자라고... 강의석 씨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은 그때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기 때문에 글이 돌아다니는 것 자체는 신경쓰이지 않는데, 저 글이 이상한 방식으로 편집되는 건 좀 짜증스럽다.

강의석 씨는 국군의 날 퍼레이드에서 알몸으로 탱크를 막아선 뒤 양심적 병역거부 허용과 군대폐지를 주장했다고 한다. 그의 주장과 관점에 모두 동의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양심적 병역거부운동과 평화운동의 대의만큼은 적극 지지한다. 만일 강의석 씨가 그 운동 때문에 납득하기 어려운 수위의 처벌을 받게 된다면, 나는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기꺼이 그를 도울 것이다. 특히 국군의 날에 보여준 퍼포먼스는 젊은 활동가다운 대담하고 깜찍한 액션이라 놀라면서도 꽤 즐거웠다. 모름지기 활동가라면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파문을 일으켜야 하는 법이다. 이왕이면 앞으로도 말을 아끼는 게 본인에게 훨씬 도움이 될 것 같다. 경범죄 등으로 체포됐다고 하는데, 별 탈없이 풀려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