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9. 22. 16:09

닥치고 단 거


영화 <맘마미아>를 봤다. 무뇌적 스토리와 뇌쇄적 멜로디의 환상적 조화. 그야말로 '닥치고 단 거'의 끝을 보여준다. 그동안 난 뮤지컬 <맘마미아>를 철썩같이 80년대산인 줄 알고 있었는데 1999년에 초연됐단다. 내 기억력이 원래 막장이긴 하지만, 뭐냐, 이 엄청난 데쟈뷰는... 하긴 그렇게 친숙하기에 성공했을테다. 위의 노래는 내가 젤 좋아하는 80년대풍 디스코 '김매김매김매.' 영화에서 메릴 스트립의 딸로 분한 아만다 시프리드가 불렀다. 이 아가씨 노래 참 잘한다. 그래도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노래는 물론이요 퍼포먼스까지 킹왕짱'인 울 여친만은 못하다. ㅎㅎ

중고딩 때 아바 좋아한다 그러면 이뭐병 취급을 당했기 때문에 아무도 얘기하지 않았지만, 실은 다들 아바 노래를 많이 듣곤했을 거다. 인간이란 게, 가끔씩 단 게 무지무지 땡길 때가 있거든. 단 것은 언제나 모종의 죄의식을 동반하기 때문에 더 유혹적이다. 어릴적부터 '단거'라면 사족을 못쓰는, 그래서 지금도 초콜릿, 케익 등으로 누가 꼬시면 유괴당할 게 뻔한(대체 누가 널!) 나이기에, 영화를 참 즐겁게 봤다. 부모님 모시고 가서 보기에 딱 좋은 영화다. 울 엄니도 소시적에 고고장서 발바닥 좀 비비셨다는데, 기회되면 뮤지컬 맘마미아를 보여드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