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5. 24. 23:07

뒤샹의 경제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56584.html

[한겨레] 경제계, "경제에 영향 없길…"

경제단체들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국가적으로 큰 불행”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동시에, 어려운 경제상황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과 관련해 낸 논평에서 “경제계는 충격과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으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애도를 표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공식 논평을 내어 “충격과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대한상의 이현석 전무는 “국가적으로 불행하고 안타까운 일”이라며 “이번 일이 정치 사회적으로 혼란을 일으키지 않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며, 특히 경제위기 극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국민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이동응 전무도 “역대 대통령들의 좋지 않은 일이 사회 문제로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다만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일어난 불행한 일이 겨우 회복 조짐을 보이는 경제상황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역시 이날 공식 논평을 내어 “우리나라 중소기업 육성 발전에 큰 기여를 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 소식이 매우 충격적이며 안타깝다”고 밝혔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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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조심스럽게 내놓았을 '공식논평'임을 감안한다면, 이건 '인간에 대한 예의' 운운하는 차원보다 좀더 심층적인 이데올로기의 문제라고 판단된다. 그런데 일부 노 지지자들은 이런 발언을 처음 본 것처럼 맹렬하게 분노하고 있다. "지금 이 상황에 돈 얘기라니!" 물론 동감이다. 나도 저들의 말이 차마 해선 안될 망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저 기사를 가져온 이유는 저 발언이 유별나서가 아니라 너무 익숙해서였다. 정확히 말하면, 너무 익숙한 것이 너무 낯선 맥락에서 너무 자연스럽게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미술관에 걸린 뒤샹의 변기를 처음 본 기분이랄까. 사실 저 발언은 그 많은 노동자의 죽음을 보고 거리로 나선 사람들, 그리고 김선일의 죽음을 막기 위해 거리로 나선 이들에게 경제계와 소위 '개혁정권'과 그 지지자들이 습관처럼 들이밀던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