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0. 5. 18:11

쥐벼룩의 우화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아주 유명한 우화 하나.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제목이 '벼룩의 우화'인지, '쥐벼룩의 우화'인지 헷갈리는데, 그냥 쥐벼룩으로 하자.

...
어느 과학자가 애지중지 길러온 쥐벼룩 한 마리가 있었다. 과학자의 극진한 보살핌 속에, 이 귀여운 곤충은 물경 30cm 이상 점프할 수 있는 건강한 쥐벼룩이 되었다. 충분히 자랐다고 판단한 어느날, 과학자는 드디어 실험실로 향한다. 그는 먼저 쥐벼룩의 앞다리 두 개를 과감히 절단한 뒤 소리쳤다.
"뛰어!" 
쥐벼룩은 평소처럼 힘껏 도약했다. 과학자는 연구노트에 기록을 적었다. '앞다리 2개 절단시 35cm 도약.' 이번엔 중간다리 두 개마저 절단해보기로 한다.
"뛰어!"
쥐벼룩은 조금 머뭇거리더니, 마침내 힘껏 뛰었다. 25cm다. 과학자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난다. '다리 4개 절단시 25cm 도약.' 과학자는 상기된 얼굴로 쥐벼룩의 뒷다리, 그러니까 마지막으로 남은 다리 두 개를 절단했다.
"뛰어!"
그러나 가엾은 쥐벼룩은 꼼짝도 하지 않는다.
"뛰어! 뛰란 말이야!"
목이 터져라 소릴 질러보지만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다. 과학자는 심각한 얼굴로 그의 연구노트에 이렇게 적었다.
'쥐벼룩은 다리를 모두 떼어내면 귀머거리가 됨.'
...

정부의 세제개편안과 각종 경제정책들, 게다가 요즘의 '최진실법'까지 보고있자니, 우화가 더이상 우화로 보이지 않는다.